365일째 - 워킹홀리데이를 마치며

캐나다로 온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년이 지났습니다.

포스트 안 올린지도 꽤 됐거니와… 암튼 그런 연유로 감히 회고록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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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등의 소셜네트워크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 싸이월드를 하면서 느낀 건데 흑역사만 잔뜩 남고, 행복한 모습만 올려서 잘 살고있는 척하는 것도 별로 탐탁지 않아서 말이죠.

하지만 캐나다로 막상 떠나려니 가족과 여자친구 그리고 지인분들이 내심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행 블로그 운영 후기

여기 온 후로 거의 8달 가까이 노트 앱에 꼬박꼬박 일지를 썼습니다. 오늘 하루는 뭐 했는지. 이동 경로와 특별한 이벤트 등. 그리곤 주말마다 여행 블로그 포스트 작성을 위해 일지를 다시 확인. 내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확인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사진도 많이 찍게 되고, 가끔 Google Photo 보다 보면 1년 동안 나름 바삐 산듯해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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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문제

워킹홀리데이 비자 기간이 끝났습니다.

1년이 생각보다 짧네요.

아무튼 지금은 LMIA를 받아서 Closed work permit으로 갱신했습니다.

기한은 2년!

회사에서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다 보니 딱히 뭐 한 것도 없는데 어느새 갱신이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지? 온라인 신청? 국경 가야 하나?! 하고 조마조마했는데 보스랑 이메일로 몇 번 쏼라쏼라했더니 갱신까지의 절차가 엄청 간단하게 끝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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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자문자답

이곳에 만난 분들이나 지인들에게 자주 받던 질문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왜 캐나다로 워홀을?

보통 많이 가는 워홀 대상은 캐나다, 호주, 영국, 뉴질랜드 등등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 IT 기업도 많고 미국에 가까운 캐나다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만 해도 벤쿠버, 퀘벡, 토론토 등 여러 주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토론토에 IT 회사가 제일 많더군요. (엔젤리스트 등 잡포스팅 검색 결과)

캐나다 워홀의 경우 추첨식입니다. 신청 후 몇 달이 지나도 영 당첨이 되지 않아 호주로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1~2월쯤에 가까스로 추첨이 되어 캐나다로 왔습니다. 만약 안 됐다면 호주에 있었겠네요

워홀은 옳은가?

네.

강추강추 강강추입니다.

제 경우 일도 그만두고 왔기에 절실함이 더 강해서 워홀 기간을 유용하게 쓰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돌아갈 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열심히 사는 친구들도 많이 봤지만, 만약 제가 학생 신분으로 왔으면 한국에 가서 다시 학교 돌아가서 열심히 하지 머~ 라는 느낌으로 1년 놀다 돌아갔을 거 같네요.

그리고 취업, 교육을 위해서 오는 게 아니라도 이런 해외에서의 경험을 통해 삶의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될 거예요.

인터넷 정보의 범람으로 사람들이 직접 겪어보지도 않고, 인터넷 찾아보고 단점만 보고 주저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사실 워홀이 아니라도 뭐든지 단점을 찾아보고 지레 겁먹고 아, 이건 별로 아니야? 이런 자세인 친구들이 많습니다.

만 30세 이전에 이 기회를 잘 이용해서, 인생 작은 전환점을 만들면 어떨까요.

워홀로 얻은 것

직장을 얻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도 생겼고요. 어두웠던 장래도 약간 밝아졌네요. 한국에 있었을 때는 나중에 뭐해 먹고 살지? 치킨집이나 할까? 였으나 해외에 가겠다는 목표 설정 그리고 해외로 나온 이후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어 지금은 세계여행하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그 외에도 개발자로서 가장 좋은 점은 해외 개발문화를 직접 겪어볼 수 있다는 것이겠죠.

워홀로 잃은 것

조금 특이한 가정사로 인해 캐나다에 있는 동안 누군가와는 연락이 끊기고 하는 일이 생겼네요. 심란하지만 뭐 그럭저럭 잘 극복했습니다. 인생이 참 다사다난하다면 다사다난한데, 오히려 독립심을 키우는데 더 큰 힘이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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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행보

2019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에 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인데요. 영주권부터 결혼까지 말이죠. 이런저런 프로젝트도 더해서 대충 큰 로드맵은 잡아놨으니 이를 이루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좀 빡빡하게 해야 할 듯!

이 여행 블로그는 꾸준히 계속 작성할 생각입니다. 단 어느 정도 인상적인 일들만!

워킹 홀리데이 하는 개발자타이틀에서 캐나다에서 일하는 개발자 같은 거로 다시 이름을 변경해야겠네요.

좋은 멘토를 찾자

외국에 와서도 꼭 보는 한국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백종원의 골목 식당.

이 방송이 사실 이슈가 많기도 하지만 제가 이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이유는 좀 다릅니다. 요식업계에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멘토를 만남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100을 가져가고 누구는 시청자에게 고구마만 주는 모습이 아주 좋은 반면교사기 때문입니다.

옹달샘 장동민 씨의 좋은 스승은 없고 좋은 제자가 있다라는 말을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정말 흥미로운 방송입니다.

요식업 말고 개발업계는 어떨까요? 한국에는 저보다 젊고 훌륭한 개발자분들이 엄~청 많습니다. 하지만 (커리어패스 등) 현실에 안주해서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럴 때마다 예전에 영어 학원 다닐 때 만났던 Jay 형님이 떠오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일하셨고 대기업 출신에 상당한 경력…. 그리고 적지 않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다음 목표를 향해 가시는 걸 보고 저도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분 경력이면 한국에서 엄청 편하게 사실 수 있으신데도 불구하고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시는 모습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었네요.

그 외에도 언제나 유익한 조언을 해주시는 밴쿠버에 사시는 Jonah 형님(블로그). 나는 프로그래머다 콘퍼런스에서 대화를 나눴던 호주개발자 겸 유튜버 Kevin님(유튜브). 전 회사의 임차장님, 현재 카카오에서 일하시는 전 직장동료 YB형님(블로그), 바닐라 코딩의 Ken 싸부(홈페이지), 현재 Kyu 형님 등.

보고 느끼거나 많은 가르침을 주신 분들이기에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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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일상의 소소한 중독을 극복하고 실천력을 기릅시다.

묻고 싶거나 궁금한 게 있으시면 bumfoo@gmail.com으로 메일 주세요!

그리고 좋은 멘토를 찾으세요!